작품명 : 母女의 저녁식사
성 명: 윤진화
<심사평> 유종호 문학평론가(왼쪽)·신경림 시인

당선작 발상탁월… 우리詩 지평 넓힐것

마지막 후보작 2편도 만만찮은 솜씨

윤진화, 강호정, 이우경의 시들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윤진화의 ‘母女의 저녁 식사’는 발상이 아주 신선하다.

풀뿐인 식탁-말-아마존의 여왕 히포리테-유방암에 걸린 어머니의 연상도 재미있지만, 이미지가 청승맞거나 구질구질하지 않고 쌈박하고 날렵한 점도 호감을 갖게 한다.

많은 사람들의 시가 내용이나 형식에서 서로 닮아 있는 데 반하여 이 시는 다른 사람의 시와 전혀 같지가 않다. 사물을 보는 시각이 다른 사람과는 본질적으로 같지 않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리라.

역시 어머니의 잃음을 노래한 ‘두 개의 꿈’도 뛰어난 시다. 슬픔이니 아픔이니 하는 직접적인 표현 한마디 없이도 더 강하게 그것을 느끼게 하는 점, 시인의 만만치 않은 솜씨를 보여 주고 있다.

강호정의 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다. 시를 통해서 삶과 죽음의 문제며 진실을 찾아가는 자세도 돋보인다. ‘몸을 들여다보는 순간’이며 ‘선언에 대하여’는 시적 완성도나 안정감에 있어 결코 손색이 없지만, 다 죽음을 다룬 시여서 신춘시로서는 좀 무겁다. 당선 여부에 관계없이 좋은 시인이 될 자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우경의 시 중에서는 소시민의 삶의 모습이 잘 드러난 ‘문패’가 가장 뛰어나다. 이미지도 선명하고 표현도 아주 매끄럽다.

그러면서도 억지가 없고 자연스럽다. 흠잡을 데 없이 날씬하게 빠진 시라는 칭찬이 조금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한데 다른 시들이 뒤를 받쳐주지 못한다. 너무 편차가 심한 점은 조금 안심이 되지 않는다.

이상 세 사람의 시 중에서 윤진화의 ‘母女의 저녁 식사’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이 시가 가진 분방하고 건강한 상상력은 우리 시의 지평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기대되는바, 앞으로의 활동에 크게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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