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 혐오의 기록(박민정론)
성 명 : 최정호
문학평론 심사평 - 김주연 문학평론가

“혐오라는 주제 특이… 對日 관계에 집중돼 눈길”


◇김주연 문학평론가
코로나 사태로 말미암은 ‘집콕’ 때문인지 응모작은 예년의 두 배쯤 되는 60편이었다.

그러나 역시 그 같은 물리적 압박 때문인지 작품의 수준은 좀 낮았다. 게다가 특징적 현상이라면 최근 2, 3년 사이에 등장한 신인들을 비평대상으로 한 작품들, 따라서 최근의 사회현상-페미니즘, 퀴어, SF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촉박한 시간에 이쪽의 문제들을 다소 성급하게 피상적으로 다루다 보니 대부분의 작품들이 여러 작가들을 한꺼번에 다루거나 한 작가의 단품 한두 편을 대상으로 작가론을 쓰는 등 불성실한 경우가 많았다.

문학평론은 그 내용에 있어서 진취적인 도전의 성격을 가지면서도 그 형식은 전통적인 기율에 입각해야 할 것이다. 비문을 포함한 문체상의 해이도 많이 풀어진 감이 있다.

마지막 고려의 대상으로 5편을 선정하고 신중하게 깊이 숙고하였고, 그 결과 당선작으로 최정호의 ‘혐오의 기록’(박민정론)이 결정되었다.

김효선의 ‘이수명론’, 김은석의 ‘신해욱론’과 함께 결선에 오른 세 편 가운데 ‘박민정론’은 상대적으로 흠결을 덜 갖고 있는 평문이었다. 젊은 소설가 박민정의 세 작품들에 나타나는 ‘혐오’라는 요소를 비평의 주제로 삼은 이 글은 주제의식이 특이하고, 특히 일본과의 관계에 문제를 집중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지만 문장 수업 등 앞으로의 수련이 요구된다는 점을 당부한다. 통시적인 관점에서 광범위한 독서를 통한 문학비평에의 접근을 응모자 여러분에게 권하고 싶다. 아울러 디지털 SNS시대가 문장력의 약화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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