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적인 고선의 대상이 된 작품은 ‘몸의 언어로 시쓰기―채호기론’(이승환)와 ‘텍스트에 대한 텍스트로서의 역사소설 경향―소설의 전유(專有)와 향유(享有)’(최성민)이다. 전자는 매우 세련된 언어와 문체로 채호기 시 세계의 몸의 시학, 즉 현상학적인 해석으로 몸의 지각과 시적 형상화를 투시한 글이다. 반면 후자는 이 시대에 있어서의 소설의 특유한 서사방법 내지 글쓰기 행위의 현저한 한 국면을 서사 주제학의 관점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는 글이다. 응축적 시선과 확산적 시선의 대비라고나 할까. 다같이 독자적 가치와 잠재력을 지닌 두 글의 우열을 가린다는 것이 결코 용이하지 않았다. 고뇌로운 저울질 끝에 해설적 시각보다는 다소 입체적이고 확산적 시각을 지향하려는 후자를 당선작으로 뽑는다. 이밖에 ‘원형상징의 정원―박라연론’(배상현), ‘주술적 언어로 펼쳐내는 그로테스크한 죽음 이미지의 난장’(정순영), ‘외출, 신(新) 여성의 탄생―권지혜론’(김윤선), ‘숲 안에서 숲 밖을 보기, 그 역설적 인식을 통한 자기 구원의 이야기―이청준론’(이호), ‘기억과 고백, 혹은 유보된 성장의 기획―신경숙론’(허병익), ‘천국이 아닌, 그러나 천국보다 아름다운 곳―이성복론’(채영) 등에도 분발을 바라면서, 당선자에는 좋은 비평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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