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편이 예심에 올라왔다.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여 고른 수준을 보였다고 평가된다. 삶의 이상 추구가 현실 속에서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해피라는 개의 죽음과 대비시킨 ‘오 해피!’(김성연), 사진작가를 꿈꾸는 젊은이가 닭 모가지 치는 일에 몰두해야 하는 ‘닭치는 남자’(김권)도 만만치 않은 역량을 보였으나 구성상에서 균형미가 아쉬웠다.
거실에 욕조를 들여놓고 그 속에서 잠을 자야 하는 한 여인의 상상력을 보여주는 ‘욕조’(장희진)도 신선했으나 그런 행위의 필연성이 미약해 보였다.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는 한 소녀가 획득해 가는 웃자란 의식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오프라인’이 조금 서툰 문장에도 불구하고 작가적 가능성이 제일 커 보였다. 당선작으로 삼은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