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과 연구논문을 혼동하는 경향은 올해 신춘문예에서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새로운 신인 등용문이므로 당연히 모든 면에서 새로운 도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서너 편의 꽤 괜찮은 평론들을 포함한 34편의 응모작들 가운데 당선작으로 선정된 ‘가장 쓸쓸하고 연약한 연대 - 조해진론’( 장예원)은 제목과 달리 따뜻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던져준 수작이다. 이 작품은 작품성이 훌륭하면서도 때로 주제가 확실치 않아 보이는 조해진 소설의 성격을 섬세한 문체를 통해 세밀하게 접근하여, 마침내 그 특성을 밝혀내고 그 추상성에 구체적인 호명을 가한다.
“잠깐의 예술적인 삶의 공간을 찾아낼 수 있다면 폐허 속에서도 함께-있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소설의 지향임을 발견해내는데, 그것은 순간의 의미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이다. ‘영원을 갈구하지 않으면 천국은 곳곳에 있다’는 잠언과도 같은 문장으로 매듭지어진 조해진론은 이 소설가의 문체와 그 세계를 살려낸 아름다운 평론이다. 좋은 평론가로 활동할 새로운 평론가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