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심에서 올라온 10편 중, 관심을 끈 작품은 `사육'(조미라) `지구 뚫기'(황의성) `편지도둑'(나찬경) `잃어버린 방'(김은주) `석탄공장이 있는 市에 관한 농담'(최치언) 등 5편이었다. `사육'은 집착에 대한 강인성이 돋보이나 대화 운용이 너무 평이해 보였으며 `지구 뚫기'는 상투적인 세계인식을 뛰어넘기 위한 발상법이 돋보였으나 설득력이 모자란 점이 지적되었다. `편지도둑'은 서술의 투명성이 돋보였으며 글쓰기의 기원이 다른 글에 의존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보아 삶에 대한 미련이 불투명해 보였고, `잃어버린 방'은 열쇠를 둘러싼 상상력이 지닌 소재의 낯익음이 지적되었다. `석탄공장이 있는 市에 관한 농담'은 줄거리를 의식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서술의 다양성을 확보한 사실이 강점으로 보였다. `농담'이란 말이 암시하듯 풍부한 입심과 그에 상응하는 상황묘사가 우화성과 풍자성을 동시에 확보한 점이 이 작가의 자질로 평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