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점은, 재미있고 신선한 발상, 화려한 수사(修辭)와는 달리 많은 글들이 문장의 기본구조나 논리 전개에 있어서 비약, 생략, 애매모호, 불명료 혹은 구문의 취약성이나 하자를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대학의 문예창작과가 급증하면서 문학에 대한 선호와 관심이 증대하고 있는데, 그 관심의 증폭만큼 기본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성급한 멋내기에 앞서 차분한 독서와 글쓰기를 권고하고 싶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응모작들의 전체 수준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김종삼으로부터 정이현에 이르는 평론 대상의 폭도 넓고 다양하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당선작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각종 신춘문예 심사를 십수 년 해오는 가운데 아마도 가장 힘든 경우로 기억될 정도다. 최종 순간에 서너 편으로 압축되는 상례와는 달리 10여 편의 작품이 우열경쟁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작품의 완성도와 가능성이 아울러 저울질된 끝에 당선작으로 결정된 ‘신화의 죽음과 소설의 탄생’(이선영)은 어려운 고통의 산물로서, 대단한 역작이다. 문학평론이 갖추어야 할 분석, 비판, 지향점을 아울러 지니고 있는 이 작품은 문장에도 힘이 있고 인성과 신성을 융합시키는 패기 있는 문제의식도 돋보인다. 훌륭한 평론가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웃음의 사회학’(조재룡), ‘다시 읽는 난·쏘·공’(석영진), ‘환상을 가로질러 진실에 이르는 여정’(이경재), ‘유다는 홀로 완성되지 않는다’(신희진), ‘상처받기 위한 여행’(김영주), ‘아주 작은 소리의 큰 울림’(황효일), ‘무숙자의 노래’(황설욱) 등도 당선작에 못지않았음을 적어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