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소통하는 길이 생겨 기쁘다" 삶의 본질을 꿰뚫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하나, 내 삶을 텍스트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소설은 미욱하기 그지없었다. 삶이 허랑하니 소설도 처량할밖에. 그래도 여전히 나를 감동시키는 소설들이 있어 나는 아직 행복하다. 내가 쓴 소설들이 아니어서 가슴은 쓰리지만, 내가 쓰지 못한 소설들이어서 나는 더욱 탐닉할 수밖에 없다. 이 글은 그 탐닉의 소산이다. 내 삶을 텍스트로 다루지만 않으면 나도 가끔은 명철해지는 모양이지만, 모든 글쓰기가 그러하듯이 이 평론 역시 나 혼자 쓴 글은 아니다. ‘에리직톤의 초상’의 작가 이승우님과 선행 연구자들, 특히 서영채·진형준님이 있어 이 글은 가능했다. 논문을 지도해주신 이동하 교수님, 문학에 대한 열정을 온몸으로 보여주신 이승하 교수님, 신춘문예에 글을 투고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신 박철화 교수님께 먼저 감사드린다. 이분들이 없었으면 오늘 이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부족한 글을 과감히 수상작으로 선택해주신 심사위원께도 감사드린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쁘다.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지만, 부끄럽지 않은 이름이 되겠다.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니 이 자리를 빌려 지인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해야겠다. 내 반성의 잣대인 철민 오라범, 그 존재만으로도 나를 추스르는 힘이 되는 미정, 오래오래 내 살뿌리를 뒤흔들었던 소심나르시스, 나를 용서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성일, 나를 용서하지 않는 길을 선택한 윤희, 나로 인해 많이 힘들었을 루지, 논문을 쓰는 내내 내 지랄을 받아준 야루. 미안하고 고맙다. 그리고, 내 적나라한 일상을 살뜰히 사랑해주는 귀염둥이 남편 창훈과 누구보다 간절히 이 소식을 기다리셨을 엄마, 아빠, 언니, 동생! 사랑한다. 기쁨을 나눌 가족이 있다는 것이 이토록 기쁜 일인지 몰랐다. 마지막으로, 내 존재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식상하지만, 식상한 순서에도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제 알겠다. 신이 없는 시대에, 나는 그분이 있어 너무 행복하다. ▲1976년 부산 생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중앙대 문예창작과 석사과정 졸업(2005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