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평론작품으로서는 구성이나 짜임새에 다소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아름답고 끔찍한 예언’(김훈론)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무엇보다 비판정신과 힘, 요컨대 젊은 패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서 응모자의 앞날이 기대된다.
그가 말하는 사실인식과 메시지의 타당성에 있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겠으나, 비평에서 소중한 항목인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다. ‘의문문 만들기’의 가능성을 문학에서 부정하고 있다는 점을 통해 김훈 소설에 대한 의문을 표명하는 이 작품은, 구성의 작은 서투름을 덮어줄 신선함으로 매력을 끈다.
고대권의 ‘인간人間, 인간因間의 투쟁―황동규의 〈꽃의 고요〉’, 박승희의 ‘언어의 온기―나희덕론’도 당선권에 가까운 작품들이지만 어딘가 미흡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예컨대, 고씨의 작품은 지나치게 멋을 부린 구성이 오히려 독서의 진행을 방해하는 한편, ‘자유’라는 분석의 화두는 겉도는 느낌을 준다.
박씨의 작품은 이와 달리, 깊이 있는 분석 대신 이미 행해져온 평가를 독창적 목소리를 거치지 않은 채 재현하고 있는 인상이어서 아쉽다. 응모해 준 모든 분들에게 격려와 분발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