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를 보내고 기다리는 기간의 하루하루는 대선을 향해 나아가는 시간의 흐름과 겹쳐 있었다. 선거전에 돌입한 후보들의 노래와 춤과 외침은 맹렬했다. 그 맹렬함은 무차별한 시간의 흐름에 마디를 새기며 시간을 꺾을 듯했지만, 맹렬함이 시간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는 게임이 끝나고 나자, 맹렬함이 지나간 자리는 적막했다. 그 적막함을 뚫고 들려온 당선 소식은 적막함에 서먹해 하던 내 감정을 아주 조금 누그러뜨려 주었다. 누그러진 감정으로, 심사위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문학이 무엇인지, 文이 무엇이며 또 學은 무엇인지, 아득하고 낯설다. 이 낯섦을 벗 삼아 인생을 지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두렵고, 행복하다. 무언가를 안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적당히 모르는 것을 확실히 모르는 것으로 만들기, ‘숨어 있는 무의미를 명백한 무의미’로 만들기가 아닐까 싶다. 어머니께 고맙고 죄송스런 마음을 전하고 싶다. 누나와 매형이 좀 더 행복하기를 빌고, 조카 서영이의 몸과 마음이 상처와 흉터 없이 잘 자라기를 바란다.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들께는 더 성실한 글쓰기와 공부로 보답해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 ▲1981년 경남 진주 출생 ▲성균관대학교 독문학 학사 ▲동대학교 독문학 석사과정 재학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