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옥상 문을 두드리던 나날들이 있었습니다. 17층 아래를 내려다보며 생각했습니다. 이 높은 곳에 서있어도 세상은 여전히 크고 무섭다고. 이 크고 무서운 세상에 나란 존재는 지나치게 하찮아서,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중얼거렸습니다. 오늘도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중얼거리지 않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고개만 숙였습니다. 쉽게 흩어지는 말을 멈추고, 고개를 숙인 채 세상을 더 깊이 들여다볼 것을 조심스럽게 다짐해봅니다.
먼저 부족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꾸준히 읽고 쓸 수 있는 힘을 깊게 길러주신 여태천 교수님, 쓰고자 하는 마음의 시작점이었던 윤대녕 교수님, 따뜻한 한마디의 말을 아낌없이 주셨던 김사인 교수님, 발판이 되어주셨던 이신조 교수님. 방향을 잃지 않았던 건 모두 교수님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십대 때의 은사님들-우선미 선생님과 장문식 선생님, 고맙습니다.
보라, 혜전이, 한을이. 언제나 행운이 있기를. 아름다운 마음 승연씨. 여리면서도 강하고 다부진 성은이, 한 길을 꿋꿋이 걷는 영진언니. 언제나 두 사람을 응원합니다, 고마워요. 조용한 응원의 지은이. 어디에 있어도 가깝게 느껴지는 지희, 보영이. 시내, 무너지는 나를 일으켜준 은인, 자매, 이 시대의 훌륭한 이십대. 고마워.
고독한 생활에 큰 힘이 되어주셨던 큰이모, 큰이모부. 따뜻한 등불이 되어준 선미 언니. 막내이모.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가족.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아빠. 오빠 같은 든든한 동생 휘권이, 그 놀라운 강함을 늘 배운다. 마지막으로 엄마. 내 인생, 내 영혼의 전부입니다. 그 누구보다 고맙고, 미안해요. 그만큼 사랑합니다. 숙이고 또 숙이면서도 단단함을 잃지 않은 당신의 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