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소식을 어머니께 전하자 “매순간 네가 소설을 써야만 하는 이유를 떠올리며 살아라”라고 하셨다. 사실, 생명체의 본분이 사는 것 자체를 통해 기뻐하는 것이듯이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뜨겁게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모두가 소설을 쓰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을 다듬고 옮겨 적는지 그렇지 않은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2014년의 그 일 이후로, 항상 그 자리에 통증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아직까지도 크기조차 가늠이 되지 않는 아픔이지만 이럴수록 맹렬해져야겠다고 결심했다. 참담한 하늘 아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아픔과 슬픔을 느낀다는 사실에 온전히 주목하는 것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픔과 슬픔이 빼앗거나 짓밟으려는 힘보다 훨씬 큰 힘이라는 것을 믿는다. 이 믿음으로 나는 맹렬히 소설을 쓰고 싶다. 그리고 이것이 청년다운 태도이며 나의 은사님이신 소설가 고(故) 김용성 교수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실 태도이리라고 생각한다.
평론가 류수연 선배와 나는 서로가 꿈을 좇는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본 사이다. 우리에게 꿈이란 이미 삶의 방식 같은 것이 되어버려서 앞으로도 과정만 있을 뿐 끝이 나지는 않는다. 수연 선배, 선하고 강한 선배의 모습이 바로 내 꿈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커다란 사랑을 알게 해주어 고맙다고 조카 동주에게 전한다. 지난 삼년간 슬프거나 기쁠 때 진심으로 함께 울었던 인, 정, 녕, 명과의 추억 덕분에 앞으로도 내내 가슴이 따뜻할 거라고 전하고 싶다.
고아 같은 처지이던 저를 거두어 주시고 힘을 주신 김종회 교수님, 감사합니다. 더욱 좋은 작품 보여드리겠습니다. 모자란 저에게서 가능성을 보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사람이 무엇인지 세상이 무엇인지 매 순간 고민하며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