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예측이 돈이 되는 세상에서, 왜 작가들은 도래할 세계를 적중하면서도 그 세계 바깥에 서 있는지. 정답을 직시하면서 왜 빗나가려 하는지. 왜 나는 그들이 지어둔 세상을 동경해 왔는지. 어긋난 시차의 시인들이 부러웠고, 당신들의 길을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뒷걸음질 치다가도 틈만 나면 워터파크의 유속에 떠밀려갔어요. 그것이 바로 내가 원했던 것인 마냥. 하지만 시가 무슨 의미가 있지? 이것이 헛되다는 생각이 들 때면 헛된 시, 헛된 문학, 헛된 음악, 헛된 삶. 그러니 제게 남은 아무것도 의미가 없었습니다. 이건 좀 절절한 사랑 고백 같죠?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슬픔도 그냥 슬픔이 아니라 한 번도 번역되지 못한 슬픔을 쓰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 평생 해온 짝사랑은 모두 여기로 흘러왔습니다. 손을 뻗어 세상에 매달릴 때마다 삼 초도 버티지 못하고 떨어지는데 왜 나는 무릎에 묻은 흙을 툭툭 털면서 다시 일어서려 할까. 왜 자꾸 사랑하고 사람을 믿을까. 시의 힘을 빌려 미친 나를 의문했던 날들. 그 속에서 계속해 힘을 냈습니다. 다시 사랑하기 위해서. 그것도 아주 전속력으로, 최선을 다해. 아마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겠지요.
자신이 왜 힘껏 무언가를 잡으려 하는지 모르겠어서, 자꾸만 손바닥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손을 맞잡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제 손을 잡아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이제껏 감사를 전한 사람보다 앞으로 더 감사할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글을 끝까지 읽어준 당신들에게 저의 모든 사랑과 기쁨과 평화를 전염시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