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는 많은 작품이 투고되었다.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들은 저마다 구체적 경험과 언어를 특권으로 삼고 있었다. 참신한 발상과 언어에 정성을 기울인 시편들이 다가왔고, 그 가운데 시상의 완결성과 시인으로서의 삶을 이끌어갈 가능성을 갖춘 최경민씨의 ‘예의’가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예의’는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삶의 양면성 가운데 어느 것도 소홀치 않게 대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명편이다. 삶과 죽음의 현상 모두를 껴안고, 그 경계를 넘어, 모두 다 품고 넘어서는 것이 삶에 대한 예의임을 시인은 말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연민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나아가고, 좋아하지 않는 것을 하면서도 끝까지 가보는 것은, 스스로와 타인을 동시에 향하는 예의일 것이다. 행간마다 큰 공간을 유지하면서 그 안으로 삶을 향한 특유의 연민과 의지, 인내와 애호를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 단단하게 들려준 시편이다. 앞으로 훨씬 더 좋은 작품을 써갈 잠재적 역량을 구비하고 있는 시인이라고 판단해 본다.더불어 ‘상어에게 지느러미 달기’와 ‘유리 식탁’이 최종적으로 거론되었는데, 비교적 익숙한 어법과 소재로 인한 참신성 부족이 크나큰 아쉬움을 주었다.이 밖에도 자신만의 사유와 감각을 개성적으로 구축한 시편들이 많았음을 부기하고자 한다. 당선자에게 커다란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응모자 여러분께는 힘찬 정진을 당부 드린다.